시/마음에 남은 시

나무들은 왜 그들의 뿌리의 찬란함을 숨기지? 파블로 네루다

양태숙 2021. 8. 12. 23:04

-질문의 책, 파블로 네루다-

 

나무들은 왜 그들의 뿌리의 찬란함을 숨기지?

나뭇잎들은 노란색을 느낄 때 왜 자살을 하지?

구름들은 그렇게 많이 울면서 점점 더 행복해질까?

우리는 구름에게
그 덧없는 풍부함에 대해 어떻게 고마움을 표시할까?

내 피를 만져본 적이 없는 사람들이
내 시에 대해 무슨 말을 할까?

가을은 그렇게 많은 노란 돈으로
계속 무슨 값을 지불하지?

콜롬비아 하늘에는

구름 수집가가 있나?

 

사막의 여행자에게

태양은 왜 그렇게 나쁜 동행인가?

 

그리고 왜 태양은

병원 정원에서는 그렇게도 마음 맞는 친구일까?

 

우리의 삶은 두 개의 모호한 명확성 사이의

터널이 아닐 것인가?

 

아니면 그건 두 개의 검은 삼각형 사이의 명확성 아닐까?

 

나였던 그 아이는 어디 있을까

아직 내 속에 있을까 아니면 사라졌을까?

 

우리는 구름에게, 그 덧없는 풍부함에 대해

어떻게 고마움을 표시할까?

 

누구한테 물어볼 수 있지

내가 이 세상에 무슨 일이 일어나게 하려고 왔는지?

 

아니면 삶은 새가 될 준비가

되어 있는 물고기가 아닐까?

 

당신은 사과꽃이 오로지

사과 속에서 죽는 걸 보지 못하는가?

 

나무가 하늘과 대화할 수 있기 위해

땅에서 배운 게 무엇일까?

 

초원은 야생 반딧불이로

불이 붙지 않았나?

 

가을의 미용사는

이 국화들을 빗질해주지 않았나?

 

파도는 왜 내가 그들에게 물은 질문과

똑같은 걸 나한테 물을까?

 

그리고 왜 그들은 그다지도 낭비적인

열정으로 바위를 때릴까?

 

그들은 모래에게 하는 그들의 선언을

되풀이하는 데 지치지 않을까?

 

카네이션한테 말을 할까

내가 그들의 향기에 감사한다는 걸?

 

우리는 친절을 배우나

아니면 친절의 탈을 배우나?

 

만일 모든 강들이 달콤하다면

바다는 어디서 그 소금을 얻지?

 

뿌리들은 어떻게 알지

빛을 향해 올라가야 한다는 걸?

 

그러고는 그 많은 꽃들과 색깔들로

대기와 인사해야 한다는 걸?

 

그 역할을 되살아나게 하는 건

늘 똑같은 봄일까?

 

지상에서 누가 일을 더 열심히 할까

인간일까 아니면 곡식의 태양일까?

 

전나무와 양귀비 중

누구를 땅은 더 사랑할까?

 

가을은 합법적으로 들어서나

아니면 그건 언더그라운드 계절인가?

 

왜 나뭇잎들은 떨어질 때까지

가지에서 머뭇거릴까?

 

가을은 무슨 일이 일어나기를

기다리는 것 같다는 건 사실일까?

 

아마도 잎 하나의 흔들림이나

우주의 움직임?

 

땅 밑에는 자석이 있나,

가을의 형제 자석이?

 

땅 밑에서 정해진

장미의 약속은 언제인가?